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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성이
카오스인가?
우리는 어렸을 때 ‘마시다drink’라는 말을
배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어떤 사람이 “자네들 한잔 마셨군”
하고 말할 때, 그의 말이 ‘오렌지 주스 한잔을 마셨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카오스chaos’ 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이다.
옛날에는 ‘형상이나 체계가 전혀 없는 배열’을 의미했으나, 지금은
종종 ‘있어야 할 어떤 질서가 없음’을 의미한다.
카오스가 지난 여러 해 동안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일종의 무작위성이나 또 다른 무작위성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산기슭에 있는 바위의 굴러내림, 파도의 부서짐과
같은 수많은 현상에서는 시간이 진행됨에 따라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변화는 사실 무작위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무작위적으로 보이는
것뿐이다.
카오스적이라 생각되는 현상에는 기후의 잦은
변화나 인생행로의 다양한 부침과 같이 대단히 많은 과정이 포함되는데,
나뭇잎의 떨어짐, 깃발의 펄럭임과 같이 일상에서 일어나는 단순한
현상까지도 포함된다.
만약 카오스가 실제로는 무작위적이 아니며
단지 무작위적으로 보이는 일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많든 적든 무작위성을
갖춘 일상의 현상들은 제외해야 하며, 수학적·추상적 과제로
국한시켜야 한다.
아니면 살짝 무작위적인 현상까지도 포함되도록
카오스의 정의를 확장해야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현실계에서 무작위성을 하나하나
걷어낸 후 결과를 관찰하는 일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내(로렌츠)가
갖고 있는 의문은 카오스가 너무나 많은 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무작위적으로 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부분의 과정이 실제로 카오스적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의문은 우연성에 관해 쓴 앙리 푸앵카레의 에세이에서 제기된 질문이다. 카오스 현상이 너무 풍부해진 오늘날의 지적(知的) 관점에서 재론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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